전남 여수시와 시의회가 여수MBC의 순천 이전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여수MBC는 이전 방침을 공식 선언하고 시민에게 양해를 구했다.
여수시의회 전체 의원 26명은 17일 오전 시의회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여수MBC의 순천 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시의원들은 "여수시민의 곁에서 반세기를 함께해온 여수MBC가 그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공영방송으로 시민과 함께한 역사를 외면한 채 사전 협의도 없이 순천 이전을 기습적으로 언급해 지역 사회를 혼란과 분노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시의원들은 공론화 절차와 함께 시, 시의회, 시민사회, 여수MBC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여수시에 요구했다.
정기명 여수시장도 입장문을 내고 "여수MBC는 1970년 개국해 55년을 여수시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시민의 대변인이자 동반자로서 지극한 사랑을 받아온 지역 대표 방송사"라며 "언론은 사기업이기에 앞서 공익, 공정,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는 소명과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여수MBC의 경영 정상화, 사옥 노후화 문제에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공론화 협의체를 통한 대안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수MBC는 곧바로 배포한 호소문을 통해 "지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이전을 공식화했다.
여수MBC는 "현 부지를 개발하거나 대체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년간 지역에서 전방위로 협조를 구했고 새로 설립될 유관 기관에 공동 투자해 일부를 임대해 입주하는 방안까지 요청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며 "여수MBC는 결국 문화콘텐츠 기회 발전 특구에 진출하기로 하고 순천시에 입주 가능성을 타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수MBC는 "근본적인 전환을 이뤄 혁신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미디어 환경"이라며 "지역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특구에 진출하는 것이고, 방송사를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답게 유지해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