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산행을 약속한 날이어서 일행들과 아침 일찍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이 탄 차(車)는 전북 장수군에 위치한 장안산을 향하여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 가자!”며 차를 세운 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신 다음 또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려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이 아직 차에 타지 않아 선배께서“이 사람은 뭣하고 아직 안 오고 있는 거여?” 하자 옆의 선배께서 “그 사람은 우리보다 한 가지를 더 해야 하는 사람이라 바뻐서 그래!” “뭣을 한 가지 더 한디?” “담배를 피울랑께 그라제!” “누가 좋아하도 않은 그것을 뭣하러 피니라고 고생을 하까?”
“그랑께 말이시! 그란디 자네는 원래 안 피였는가?” “으째 안 피여? 나도 젊었을 때는 하루 한 갑도 좋고 두 갑도 좋고 무지하게 피였제!” “그라문 담배 끊은지 을마나 되었는디?” “지금 한 25년쯤 되었으껏이여! 그란디 옛날 절멋을 적 담배를 피울 때는 아무데서나 피워도 시비 걸거나 말하는 사람이 없엇거덩,
그란디 어느날부터 그것에 대한 유해성이 널리 퍼지면서 식당에서도, 길가에서도, 함부로 피울 수가 없게 되었어! 그래 갖고 한 대 피울라문 골목길에 숨어들어 사람이 안 보이면 마치 죄지은 것처럼 살며시 피우고 안 그라문 못 피우고, 그라고 또 외국에 나갈라고 공항에 가문 옛날에는 피울 수 있는 곳이 여기저기 마련이 되야서 편하게 필 수 있었는디 언제부턴가 그런게 마니 읍서져 부렀네! 그래 갖고 한 대 피울라문 여기저기 흡연실을 찾아 한참을 돌아 댕겨! 그래 갖고 찾으문 피우고 못 찾으문 못 피우고! 이것 참! 사람 환장하것데!”
“그래서 담배를 끊으셨어요?” “그러기도 하제만 우리 아들이 장가 가서 손녀를 낳았는디 우리집 사람이‘아기들이 담배 연기를 마시문 무지하게 해롭고 또 연기를 안 마셔도 피우는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간접흡연이 될 수 있으니 끊어버려라!’고 은근히 압력을 가하는데 안 끊을 재주가 있는가? 그래서 결국 끊었어!” “잘하셨네요. 그러면 형님은 안 피우셨어요?”하고 옆의 선배에게 묻자 “나라고 그걸 안 피웠겠는가?
옛날 젊었을 때는 외국의 유명 배우들이 담배 광고를 많이 했거든, 그러다 보니 멋있게 보이려고 피웠겠지만, 그건 술하고 떨어지래야 떨어질 수 없는 인연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친구들과 모여 화투라도 치는 날에는 날 새기로 화투를 치는데 그걸 피워 입에 물고 쳤거든, 그러니 다음날 담배 냄새, 술 냄새가 옷에 배어 썩은 냄새라고 하면 조금 그렇고, 푹 삭아버린 시궁창 냄새라고 해야 하꺼여!
그런 냄새가 나는 줄도 모르고 피웠어!” “그러면 어떻게 끊으셨어요?” “그러다 건강검진을 받으면 꼭 ‘간장도 안 좋고 혈압도 높고 어디가 안 좋으니 재검을 받아라!’ 하며 재검 통지서가 나와! 그래서 항상 죄지은 기분이 들었는데 어느날 담당 의사께서 ‘선생님은 술과 담배만 끊으시면 다시 옛날처럼 젊어지실 수 있습니다.’ 하더라고 그런데 술은 그래도 쉽게 끊겠는데 담배는 정말 끊기가 힘들더라고, 그래서 전남대 병원에서 운영하는 4박 5일짜리 금연 캠프에 들어갔거든 그런데 별다른 것은 읍는디 우리가 들어간 캠프는 병실하고 연결되어 있어서 어떻게 피울 수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또 식단으로 나오는 것이 ‘당근이나 양배추 같은 야채가 금연에 도움이 되니 많이 드시라!’ 권하는데 그것보다 귀밑에 붙이는 금연 패치를 붙이니 금방 생각이 없어지더라고. 그런데 지금은 끊고 싶으면 대학병원이 아니라도 각 시 군 보건소 금연 담당자에게 상담 신청을 하면 빨리 끊을 수 있도록 도와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류상진 전 보성우체국 집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