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의 특성과 이용

전광투데이 승인 2024.10.22 18:20 의견 0

우리의 전통 가옥의 주변에는 벽오동(碧梧桐 ) 나무가 있는데 오동나무는 벽오동 나무와 오동나무가 있으며 벽오동 나무는 열매와 목재를 이용하고 오동(梧桐)나무는 목재를 이용하며 둘 다 속성수다.
오동나무는 씨가 작으며 바람에 날려 잡초처럼 발아해 자라며 배어 버려도 바로 움이 터서 자란다. 벽오동 나무 열매는 약과 식용으로 쓰인다.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벽오동 나무를 가옥 주변에 심고 이용하는 지혜가 있었다. 상서로운 ‘상징적인 새인 봉황새가 둥지를 트는 나무라 하여 유명한 정자 주변에는 벽오동 나무를 심었다. 오동나무는 잎이 크며 은행나무처럼 병충해가 침범하지 못하며 제일 먼저 가을을 알리는 신호로 낙엽을 알린다.
옛날 서당 벽에는 未覺池塘에 春草夢하고 階前 梧葉 已秋聲 이라는 주자 권학가 글귀가 있다. 이는 연못의 풀들은 봄 잠에서 깨지 못했는데, 섬돌 계단 앞 오동나무는 낙엽으로 가을을 알린다는 뜻이며, 학생들이 시간을 아껴 공부하라는 권학의 뜻이 담겨 있다. 옛 순천 사범학교의 진입로와 학교 주변에는 벽오동 나무가 많이 심어져 선을 보였다. 심은 뜻은 벽오동 나무처럼 잘 자라서 쓸모 있는 일꾼이 되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따라서 조상들이 벽오동 나무를 주변에 심을 뜻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
목재로 이용하는 오동나무는 가볍고 무른 나무며 켜서 판자로 이용하면 뒤틀리거나 벌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나무의 특성을 이용해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 오동나무는 가볍고 무른 나무인데, 나무는 무거우면 좋은 나무이고 가벼우면 나쁜 나무인 것이 아니다. 가볍고 물러서 싼 것도 아니다. 무른 벽오동 나무는 악기의 울림통을 만들기에 적절하고, 장을 짤 때 서랍 재료로도 요긴하다. 서랍은 힘을 받지 않는 부분이어서 오동나무를 썼다. 약한 나무가 필요한 곳이 있다. 서랍에 소나무를 쓰면 뒤틀려 수월하게 여닫지 못할 것이고, 단단한 참나무는 겨울철 온돌방에서 갈라진다.
시골집 근처에 오동나무 한 그루가 심지 않았는데 공지에 돋아서 자라고 있다. 멋들어지게 서 있다. 해마다 몰라보게 쑥쑥 자라 어느덧 거목의 자태를 보인다. 빨리 자라는 만큼 가볍고 무르다. 바로 그 오동나무가 고급 장롱의 목재로 쓰인다. 도중에 뒤틀리거나 갈라지지 않고 오래간다.
빨리 자라고 오래가니 그보다 더 좋은 나무가 없다. 벽오동 나무는 그 특성을 이용해서 기타 바이올린 등 악기를 만드는 목재로 이용하며 가볍기 때문에 운반에 편리하고 오동나무 울릴 통은 고운 소리를 내게 한다. 그래서 조상들은 오동나무를 주변에 심고 가꾸었으며 자녀가 출생해서 자라면 오동나무를 베어 목재로 만들어 장롱이나 가구를 만들어 이용했다.
우리는 조상들이 오동나무를 심고 가꾸어 이용했단 지혜를 되살려 공한지에 오동나무를 심어 이용했으면 한다. /정기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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