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의 순천으로 이전 추진 작업이 구체화하고 있다.
방송사 역외 유출에 대한 여수 지역사회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날로 더해가는 경영 악화, 사옥 노후화로 불가피한 자구책이라고 여수MBC는 강조했다.
14일 여수MBC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순천만 국가정원에 있는 국제 습지센터로 사옥을 이전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순천시 등과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습지센터는 '유미의 세포들'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로커스가 입주한 순천시 소유 건물로, 여수MBC는 공간을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MBC는 2003년 164억1천100만원이던 광고 매출이 2013년에는 95억6천만원, 지난해에는 36억8천700만원을 기록해 20여년만에 80% 가까이 줄었다.
사옥은 누수가 심해 비가 오면 비상이 걸리고 열악한 냉난방 공조에 직원들의 근무 환경은 차치하고, 출연자를 부르기도 민망한 상황이라고 여수MBC는 전했다.
사측은 초고해상도(UHD) 방송을 위한 설비 투자에 60억∼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중복 투자를 피하기 위해 5∼6년 전부터 새 사옥 마련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MBC는 문수동에 건립 중인 시청자미디어센터에 투자해 지분만큼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등 여수 내 이전에도 힘썼지만, 결국 진전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여수MBC 관계자는 "여수에서 순천으로 시 경계를 넘어가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전남 동부권 내 이동이자 기회 발전 특구(문화콘텐츠 지구) 내 입주"라며 "순천시에서 육성하는 애니메이션 산업, 순천만 정원을 중심으로 한 정원 특화 콘텐츠 등에 맞춰 회사의 체질을 바꾸려는 기획도 심도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MBC는 1970년 개국해 여수·순천·광양 일원, 고흥·보성 일부 등 전남 동부권과 경남 서부 일부를 방송 구역으로 한다.
현 청사는 1991년 여수 문수동에 부지 1만3천평, 건물 1천600평, 지하 1층에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졌다.
여수MBC의 이전설에 시의회, 시민단체 등 여수 지역사회는 방송 공백, 지역 위상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이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