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군이 국가하천 제방에 나무를 심는 과정에서 불법 식재와 '쪼개기' 수의계약이 드러나면서 업체 등과 유착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전남도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곳에 쓰도록 특별조정교부금 명목으로 14억원을 화순군에 지원했는데 제방에 나무를 심는 것이 예산 목적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전남도의 예산 배분 적절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9일 화순군에 따르면 군은 2023년부터 2년간 7억여원을 들여 지석천 일대 제방도로에 이팝나무와 팽나무 895그루를 심었다.
하천 주변 경관 개선을 명분으로 추진된 이 사업에는 전남도가 화순군에 지급한 특별조정교부금이 투입됐다.
특별조정교부금은 도민의 생활 불편 해소나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전남도가 시·군에 지원하는 재원으로 원칙적으로 사업 계획과 집행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나무식재 사업은 무단으로 진행돼 오히려 제방 안전을 위협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데다 예산 배정 경위, 집행 내역, 시공 업체 정보는 공개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취재가 시작되자 군에서 공개했다.
군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과 관련해 지난 2년간 체결된 계약은 모두 15건으로, 계약금액은 전부 5천500만원 미만이었다.
5천500만원부터 공개 입찰을 해야 하므로 이를 피하려고 7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15건으로 쪼개 특정 업체와 집중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년간 계약 현황은 A업체 8건, B업체 3건, C업체 2건, D업체 1건, E업체 1건이었다.
군은 올해도 전남도로부터 7억여원을 지원받아 마을 곳곳에 이팝나무를 추가로 식재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이 반복됐다.
올해 14건의 계약 가운데 A업체 6건, B업체 4건, D업체 2건, E업체 2건으로 나타났다.
결국 3년간 총 14억원의 예산이 화순 전남도의원이 확보한 특별교부금을 기반으로 투입됐는데 지역 현안과 상관없는 사업 내용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특정 업체를 위한 '짬짜미 계약' 아니냐는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불법과 편법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전남도 등 상급기관의 감사와 수사당국의 수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진보당 김지숙 화순군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방도로에 큰 나무를 심는 게 지역현안사업이라는 발상부터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하천법상 허가 절차도 거치지 않은 무단 식재일 뿐 아니라 계약 내역을 보면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이 반복된 정황도 뚜렷해 유착 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특별교부금이 특정 의원의 추천만으로 집행된다면 투명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며 "도민 세금이 사적으로 쓰인다는 의혹을 막기 위해서는 특별조정교부금 집행 구조를 개선하고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된 도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정업체와의 유착관계는 사실무근"이라며 "화순군의 발전을 해 사업비 확보에 힘썼지만 예산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점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이문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