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光州)를 가려고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차표를 준비하여 버스 오기를 기다리는데 누군가 등 뒤에서 “어이 친구! 오랜만일세!”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초등학교 동창생이 빙그레 웃고 서 있었다. “오! 그래 그동안 잘 지내셨는가? 집안도 무고하시고?”
“나는 잘 있는 편이야!” 하는 순간 버스가 도착하여 차에 승차한 후 친구와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하였다. “자네 어디 아픈 데는 없는가?” 친구에게 묻자 “나아? 아이고! 말도 말소! 지금잉께 이러제 작년에는 참말로 죽을 뻔했단 마시.”
“아니 왜?” “작년 3월 말경 으디를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디 갑자기 왼쪽 무릎에서‘뚝!’하는 느낌이 들면서 발걸음을 옮기면 아프더라고 그래서 동네의원에 갔는데 주사 놓고 약 몇일분 주면서 ‘무릎에 너무 무리를 주면 그럴 수 있으니 조금 주의하시면 좋아질 겁니다.’ 했는데 별로 귀담아듣지 않고 동네 뒷산을 며칠 다녔는데 다리가 더 아픈 거야.
“그래서 또 의원(醫員)에 갔더니 ‘아니 집에 편하게 계시라니까 그렇게 돌아다니셨어요?’‘요즘은 동네 뒷산만 다니고 있습니다.’ 했더니 ‘동네 뒷산이고 어디고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가만히 계세요! 아시겠지요?’ 해서 ‘예! 알았습니다.’하고 다음날 걸음을 걸어보니 조금 괜찮은 것 같더라고. 그래서 또 뒷산에 올라갔다 왔는데 저녁 때가 되자 무릎 아래쪽 종아리가 퉁퉁 부어오르더라고. 그래서 다급하게 또 의원으로 달려갔더니 ‘집에 가만히 계시라니까 왜 말을 듣지 않으십니까?’ 하더니 ‘지금부터는 절대 돌아다니면 안 됩니다.
아시겠지요?’ 하더라고 그런데 문제는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보름이 지나도록 퉁퉁 부은 다리가 나을 기미가 없어! 그런데 우연히 유트브를 보니까 내 다리 증세가‘하지정맥류’라고 있지 않은가? 그 병과 비슷한 증세더라고. 그래서 순천 개인이 운영하는 전문병원에 찾아갔거든.
그런데 원장께서 ‘제가 보기에 선생님 다리는 하지정맥류는 아닌 것 같으니 더 큰 병원에 가 보시기 바랍니다.’ 해서 그냥 왔어! 그리고 다음날 장흥에 있는 병원에 갔는데 담당 의사께서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MRI를 촬영해 보자!’고 하면서 ‘이건 건강보험에 적용이 되지 않으니 비용이 비싸게 나온다!’고 해서 ‘얼마나 나오는데요’ 물었더니 약 50만 원쯤 될 거라고 그러데. 그런데 50만 원이고 60만 원이고 우선 급한데 ‘못한다!’고 하겠던가?
그래서 촬영했는데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 같다!’ 하더니 다시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해서 했는데 역시 아무 이상이 없는 거야.
그리고 ‘이 병은 절대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가만히 계시면 나을 병이니 절대 돌아다니지 마세요. 아시겠지요?’ 해서 며칠 집에 있는데 정말 죽을 지경이더라고 그래서 다시 광주 대학병원에 예약하고 갔더니 이번에는 ‘CT 검사를 해보자!’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담당 교수께서‘아무 이상 없으니 그냥 집에 편하게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더라고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집에서 한 두어 달 지냈더니 거의 나았는데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진공청소기로 방 청소를 하는데 갑자기 허리에서 종아리까지 무언가 세게 당기는 느낌이 들면서 아파서 걸어 다닐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얼른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허리협착증’이라는 병 같다고 또 주사맞고 약 먹고 상당히 고생을 많이 했는데도 빨리 나을 기미가 없더라고. 그래서 몇 달을 치료하고 나니 조금 좋아진 것도 같은데 왜 이렇게 한번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계속해서 이일 이 끝나면 다른 일이 생기고 그 일이 끝나면 또 다른 일 생겨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정말 모르겠더라고.”/류상진 전 보성우체국 집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