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열흘간 이어진 이번 추석 연휴 해외여행을 떠난 관광객이 폭증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OTA)의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관광 측면에서 재미있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 여행자들은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유럽 등 장거리 여행을 떠나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글로벌 카드회사의 소비 분석 결과 방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지출하는 분야는 피부·미용 시술로, 외국인들에게 제공되는 체험의 스펙트럼이 좁다는 지적도 있다.
◇ 선택지 넓어진 한국인들의 여행 문화
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이번 추석 연휴, 한국인들의 여행 선택지는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
글로벌 예약 플랫폼 클룩(Klook)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장거리 여행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주는 21%, 유럽은 35% 늘었고, 터키(111%)와 아랍에미리트(UAE, 33%)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여행지 순위에서는 일본(1위), 대만(2위), 베트남(3위), 홍콩(4위), 인도네시아(5위) 등 근거리 여행지가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동시에 미국(9위), 프랑스(11위), 이탈리아(12위), 호주(15위) 등도 순위에 오르며 장거리 수요도 뚜렷해졌다.
부킹닷컴이 최근 아시아 태평양 지역 8천여명의 여행자를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아·태 휴일 홈 미식 트렌드'에서도 역시 변화를 확인시켜 준다.
한국인 응답자의 97%는 해외여행 중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요리와 식사를 즐긴다고 밝혔으며, 89%는 현지 시장을 방문한다고 답했다.
특히 Z세대의 38%가 여행 중 가족을 위해 직접 요리를 한다고 응답해 주방을 여행 경험의 무대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한국인들은 추석 황금연휴를 기회로 삼아 세계 곳곳에서 미식·문화·레저가 결합한 복합적 경험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외국인 관광객에게 제시할 대안은 K-뷰티가 전부?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얻는 경험은 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글로벌 결제 기업 비자(Visa)가 2024년 4월∼2025년 3월 사이 방한 외래 관광객의 오프라인 카드 결제를 분석한 결과, 전체 결제 금액의 15%가 헬스케어 업종에서 발생했다.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로, 피부과와 미용 시술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외국인이 경험하는 것은 여전히 병원, 약국, 쇼핑몰에 한정돼 있다.
/유환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