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재미

전광투데이 승인 2021.11.21 18:30 의견 0


아침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여름이 우리 곁을 떠나버린 줄 알았는데 아직도 조그만 조각들이 남았는지 오늘도 제법 무더운 느낌이 드는데, 길가에 빨강, 분홍, 하얀색 코스모스가 하나 둘 수줍은 듯 피어나 바람에 한들거리고, 푸른 하늘에 고추잠자리 몇 마리 이리저리 왔다갔다 저공비행을 하며 가을을 손짓하고 있었다.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山行)하는 날이어서 아침 식사 후 시간에 맞춰 회원들이 모이는 장소로 향하였고 시간이 되자 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이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하자 “잠시 쉬었다 가시게요!”하는 소리와 함께 “아이고! 힘들다!”하며 잠시 그늘에 앉아 흐르는 땀을 닦는데“우리 집에 배나무가 있는데 금년에는 날씨 때문인지 몇 개 달리지는 않았는데 정말 달거든요. 한번 드셔보세요.”
“여기 아침에 깎아 온 단감이 있습니다. 한 조각씩 드세요.” “제가 어제 회천 뻘밭에서 쭈꾸미를 잡았거든요. 어서 오셔서 맛 좀 보세요.”하며 자신이 가져온 간식들을 내놓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김영식 회원은 무슨 일이 있어 오늘도 불참하였을까? 요즘 그렇게 바쁜가?” 회장님 말씀에 “그 사람 요즘 돈 버느라 정신없어요.”옆에 회원이 대답하자 “무엇을 하는데 그렇게 모임에도 불참하고 돈을 번다는 거야?” “요즘 택시 운전을 하거든요.”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고 집에서 쉬는 게 아니었는가?” “사람이 정년퇴직을 하면 처음에는 집에서 쉰다고 쉬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집에서 지내기도 힘들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래서 기원(棋院)에 다녔다고 하더라고요.” “기원에 다녔으면 상당히 좋은 취미를 가진 것 같은데.” “그런데 모든 기원에서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 사람은 내기 바둑을 두었던 것 같더라고요.”
“기원에서 점심 내기 바둑 같은 것을 두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많지는 않지만 돈을 걸고 두었으니 문제 아닙니까?” “그래서 돈을 펐다는 이야긴가?” “물론 땄을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펐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다보니 한 달이면 용돈이 백만 원도 넘게 나간다고 하소연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매월 연금을 얼마씩 받는지는 모르겠으나 한 달에 용돈이 백만 원이 넘게 나갔다면 그게 어디 적은 돈인가?”
“그러니까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택시운전인데 처음에는 단골손님도 없고 또 지리도 잘 모르다보니 수입이 별로 없었는데 회장님도 아시다시피 그 사람은 항상 웃는 얼굴에, 성격도 좋은데다, 착실하고, 친절하게 손님들을 모시다보니 단골손님들이 많아진 것 같더라고요.”하자 옆에 택시 운전하는 친구가 “택시는 단골손님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데 그게 손님이 불렀을 때 한번만 안가도 바로 다른 택시를 부르거든! 그 말은 무슨 말이냐?
바로 단골손님이 다른 사람에게 가버린단 말이거든, 그래서 항상 대기를 해야 하는데 그게 평소에 놀고 있을 때는 부름이 없다가도 식사를 한다거나, 또 화장실에 있을 때. 친한 친구들과 모임하고 있을 때, 또 오랜만에 식구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오늘은 일찍 쉬어야겠다!’하고 모처럼 집에 일찍 들어가 쉬고 있을 때 전화가 오거든. 그러면 안 갈수도 없고 그러니 이때가 정말 곤란하더라고.”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면 한 달 수입이 얼마나 되는데?”
“그게 한 달이면 정확히 얼마 벌었다! 고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최소한 한 3백은 되지 않을까?” “옛말에‘늦게 배운 도둑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하던데 그 친구가 택시 운전하면서 돈 버는 재미에 푹 빠져 버린 거네.”/류상진 전보성우체국 집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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