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과 자급자족

전광투데이 승인 2024.09.10 18:41 의견 0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갑진(甲辰)년 추석 한가위 명절을 앞두고 있다. 올해 추석은 9월 17일인데 9월 15일부터 9월 18일까지 하면 추석 연휴는(9월 17일~9월 18일) 4일간 쉬는 날이다. 설날과 추석날은 3일간 쉬는 것은 우리 민족이 전통적인 효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고향을 찾아가고 숭조 정신을 기르기 위한 것이다.
추석이 되면 귀향하는 사람들로 민족의 대이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속도로가 차량 행렬로 막혀 평소보다 3~4배의 시간을 소비해서 귀향하고 있다. 농경문화에 뿌리를 둔 우리 민족은 대부분 조상의 고향이 농촌이고 농촌에서 자라고 성장해 산업사회가 되면서 도시로 진출해 살고 있다.
해마다 추석 명절이 되면 고향에 계신 노부모를 만나고 조상의 묘소에 성묘하려고 귀향하고 있고 고향에서 일가친척을 만나 정을 나누는 기회가 되기도 하며 전래풍습에 의한 추석의 전통 놀이를 고향에서 즐기기도 한다.
농경문화는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며 농사는 농부의 노력도 중요 하지만,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게 대처해야 하고 이러한 일을 도와주시는 것이 조상이며 하느님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에 추석날은 새로 거둔 햅쌀과 햇과일로 차례상을 차리고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는 제사를 지내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전통적 풍속이다.
기독교 문화가 전래하면서 차례상을 차리는 가정이 줄어들고 있는데 전통적인 우리의 풍속은 추석날 조상께 제사를 지내고 풍요로운 수확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나누는 명절이 추석이다. 추석 명절은 우리의 전통적인 효 문화의 큰 맥을 이루는 행사다. 추석날이 되기 전에 조상의 묘소에 벌초하고 차례상 차리기 위한 음식 준비를 하는데, 차례상에 올릴 과일이나 생선은 가장 좋은 것을 보관했다가 제상에 올리게 된다. 따라서 제사 음식 준비를 하는 것은 조상에 대한 효심에서 우러난 정성이다.
자급자족(自給自足)이란 필요한 생필품을 자기가 생산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농경사회에서는 자기가 필요한 곡식이나 채소를 가꾸어 식용으로 사용하고 남는 것은 물물 교환을 했다.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기 손으로 처리하는 것도 자급자족의 범주에 속한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조상의 산소에 벌초하는데 자기 손으로 하면 자급자족인데 남의 손을 빌려서 하고 자기는 딴 일을 하여 돈을 벌어 벌초 품삯으로 준다. 자기가 할 일을 남이 했다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대가를 주어야 한다. 이것은 자기의 할 일을 남이 했지만, 자기가 번 돈으로 했으니 자급자족이다.
농촌에서는 할 일을 능력에 따라 품 바꿈과 품앗이가 있었다. 품 바꿈은 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일을 바꿔하고 돕는 것이며, 품앗이는 서로 협동해서 하기 위해 일을 도와주고 품을 벌어 혼자 할 일을 서로 도와 같이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자급자족을 위한 상부상조의 농촌문화 미덕이다. 따라서 조상을 위한 일은 자급자족과 상부상조의 원칙에 따라 자손들이 참여해야 한다. 조상에 대한 일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모자이크한 협동화가 게시판에 붙어있는데 1학년 학생은 자기 그림이라고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그림 자랑을 했다. 반 전체 학생이 협동해 만든 모자이크 그림작픔인데 자기가 색종이로 붙인 부분은 꽃밭 귀퉁이였지만, 자기 그림이라고 자랑했다.
내 고향과 산소가 모자이크한 협동화처럼 나도 참여하여 만든 산소며 차례상이며 고향이 되어야 한다. 남이 만든 작품 구경하러 가는 추석 명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가 참여한 추석 작픔이 되어야 보람 있는 추석 명절 작품이 된다.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 준비를 하는데, 이것도 자급자족의 원칙에 따라 정성껏 했으면 한다. 과일류는 자기가 가꾼 나무에서 수확하고 곡식도 자기가 가꾸어 수확한 햅곡식 햅 과일이면 자급자족이다. 추석 선물도 자급자족과 물물교환의 원칙에 따라 나에게 있는 것을 부담 없이 주고받아야 한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자급자족의 원칙에 따라 검소하면서도 실속 있고 자랑스러운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 /정기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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