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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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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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시간에 늦지 않도록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이웃들과 함께 식사하는데 선배 한 분이 막걸리 잔을 들고 후배에게 “동생 막걸리 한잔해 봐!” 권하자 “오늘은 차(車)를 가져와서 안 되겠는데요!”
“그래! 그래도 여기 끝나면 집으로 갈거 아닌가? 그런데 막걸리 한잔했다고 무슨 일이야 있겠어?” “그런데요. 아무리 집이 가깝다고 해도 조심할 것은 해야 하거든요.” “에이~ 그런 소리 말고 어서 한잔 받아!” “글쎄 안된다니까요.” “하긴 조심할 것은 해야 되야! 내가 약 20년 전 직장 생활할 때 임시직 직원이 한 사람 있었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근 2년 가까이 물건 배달을 하며 고생한 끝에 드디어 정규직 발령 4일 남겨놓고 퇴근하면서 음주 운전을 했던 모양이더라고.” “그러면 직원들과 같이 술을 마셨을까요?”
“아니 무슨 회식 자리에서 마신 건 아니고 그냥 혼자 집에 가다 출출하고 그러니까 막걸리 석 잔인가 했다는데 막걸리는 음주 운전 검사를 하면 더 세게 나온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발령받기 이틀 전에 경찰서에서 ‘음주 운전 사실 통보’가 왔어!”“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
“어떻게 되겠는가? 면허증 취소가 되어 차량 운전을 할 수 없으니 그나마 임시직도 계약 해지가 되어버렸는데 정말 안타깝더라고.” 하자 옆에 선배께서 “내가 약 40년 전 경찰서 형사계 근무할 때인데 어느 날 뺑소니 사고가 접수되었어! 그런데 그 시절만 하더라도 휴대폰은 물론 CCTV도 없던 시절이니 참 답답하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해결하셨는데요?” “그런데 사고 장소가 벌교에서 순천으로 넘어가는 길이고 주위가 어둑어둑해질 무렵인데 50대의 남자가 길가의 차선 바깥쪽을 따라 걷고 있는 것을 누군가 뒤에서 치고 달아났는데 피해자가 의식을 잃으면서도 차량 번호 끝자리가 3자인 것과 화물차라는 것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사고를 당했을 때 다행히 지나가는 차가 발견해서 신속한 조치를 취한 덕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더라고.” “그러면 그 끝자리 번호 3자가 무슨 도움은 되었나요?”
“당연히 많은 도움이 되지! 그래서 우선 벌교읍에 화물차량 중 끝자리가 3자인 차를 전부 찾아다니며 탐문 수사를 하는데 아무리 발품을 팔아도 해결될 기미가 없어 참 답답하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는 순천경찰서 협조를 얻어 끝자리가 3자인 화물차량을 뒤지기 시작했는데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없던 사건이, 어느 날 어떤 마을회관에서 영감님께 차주 집을 물었더니 ‘어디 나간 것 같다!’더니 ‘혹시 무슨 차를 찾으러 다니냐!’고 묻더라고. 그래서 ‘그런다!’ 했더니 ‘지금 우리 논 근처에 차 세워질 장소가 아닌데 며칠 전부터 처박힌 상태로 빼가지도 않고 그대로 있다!’ 하더라고.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바로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하셨는데요?” “그래서 어떻게 하겠는가? 즉시 출동해서 붙잡았는데 피의자는 고물상에서 고물을 수집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나이도 많지 않은 젊은 사람이었는데 ‘술을 마시고 운전하고 가다 사고를 내서 겁이 나서 도망갔는데 설마 그렇게 차까지 숨겨 놓았는데 잡으러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더라고.” 하자 옆의 선배께서 “사람이‘설마’라는 게 있거든 ‘설마 내가 어떻게 되려고? 에이 설마 그렇게 되겠어?’
그런데 설마라는 것은 나에게도 너에게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거든, 그러니 음주나 뺑소니 운전, 새치기, 도둑질 등 ‘하지 마라!’는 짓은 하지 말고 설마가 찾아오지 않도록 서로 노력하며 즐겁게 살아가세!”/류상진 전 보성우체국집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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