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영광군(군수 장세일)이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라는 기존 위상에 ‘수소 경제’라는 미래산업 비전을 더 하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 자립률과 풍부한 에너지 자산을 바탕으로, 영광은 이제 ‘청정 수소 생산기지’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수소특화단지’ 지정에 발맞춰 배후단지 조성과 일자리 창출 전략, 2040년 ‘RE100 산업단지’ 실현이라는 장기 로드맵까지 제시하며, 영광의 미래는 에너지에서 경제로 이어지는 구조 전환의 길목에 서 있다.
영광군은 대한민국 에너지 공급의 중추다. 한빛원자력발전소 6기를 중심으로 대규모 태양광 단지, 육상 및 해상풍력 발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전력 자립률은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특히 4GW 규모의 해상풍력 잠재력은 향후 수소 생산을 위한 청정에너지 공급원으로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조건이다. 이러한 안정적 전력 인프라는 수전해 방식의 그린 수소 생산에 최적화돼 있다.
이에 영광군은 정부의 수소특화단지 지정에 대응해 ‘청정 수소 전주기 생태계’ 구축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까지 포함한 통합 시스템을 갖춘 ‘수소 배후단지’ 조성이 핵심이다. 이 단지에는 수소생산시설, 충전소, 실증센터는 물론 수소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유치가 포함된다. 신재생에너지 기반 수전해 수소 생산은 물론, 모빌리티와 산업용 수소 수요 대응도 가능하다.
이 과정은 단순한 산업 전환을 넘어, 지역경제와 인구 구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광군은 수소산업 기반 조성을 통해 약 3천 8백 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 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주 여건 개선과 청년 일자리 확대는 곧 인구 유입과 지역소멸 대응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영광군은 2040년까지 RE100 산업단지 조성이라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탄소 중립 시대에 필수적 기업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영광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태양광·풍력 전력을 활용해 수소, 이차전지, 전기차 부품 등 미래형 제조업 기업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RE100 인증 산업단지가 실현되면, 국내외 친환경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처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진다.
영광군수(장세일 군수)는 “영광은 수소 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 물리적·제도적 조건을 모두 갖춘 지역”이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산업을 연결해, 주민 소득·일자리·환경이 균형을 이루는 청정경제 기반을 완성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영광군은 수소특화단지 유치와 동시에 기본소득, 지역 화폐, 민생회복지원금 등 에너지 기반 복지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에너지로 시작해 산업과 복지로 확장하는 ‘에너지 민주주의’ 모델은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 정책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
지금 영광은 ‘전기를 팔던 도시’에서 ‘청정에너지를 재투자하는 도시’로, 한발 더 나아가 ‘미래산업을 유치하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유환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