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검사를 하기 위하여 혈액을 뽑고 소변을 받아 제출한 다음 CT 촬영을 하였는데 오늘 결과를 보려고 광주의 대학병원에 접수를 하고 순서를 기다려 담당 교수를 만났다.
“지난번 암(癌) 때문에 조직을 절개한 신장(腎臟)은 이제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간장(肝臟)이나 심장(心臟) 등 다른 장기(臟器)들도 모두 정상입니다. 현재까지 암이라든가 다른 의심할 만한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몸 상태는 정말 좋습니다.”
“그러면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은 없습니까?”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 달고, 짜고, 맵고, 불에 탄 음식과 탄산음료 등을 주의하십시오.” “교수님께서 운동을 많이 하라고 하셨는데 특별히 무슨 운동이 좋습니까?”
“걷는 운동을 많이 하시고 아령이나 완력기를 이용한 근력운동(筋力運動)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또 요즘 계단 걷기 운동을 많이 하고 계시는데 그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6개월 후에 다시 오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하고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정류장에서 버스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 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사람이 있어 뒤돌아보았더니 학교 동창생이었다.
“자네 정말 오랜만일세! 직장에서 정년하고 요즘은 무엇하고 지내고 있었는가?” “몸이 좋지 않아 특별히 하는 것은 없고 지난번에 약(藥)을 잘못 먹는 바람에 죽을 뻔 했다네!” “약을 잘못 먹어 죽을 뻔하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우리 집사람 직장의 동료 직원이 내가 혈압과 당뇨 그리고 대상포진이 있어 고생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모양이야,
그래서 어떤 한의원(韓醫院)을 소개해 주더라고‘거기서 약을 먹으면 금방 효험을 볼 것이라면서!’ 그래서 찾아갔더니 자신이 한의사(韓醫師)라면서‘내 약을 3백5십만 원어치만 먹으면 혈압약이나 당뇨약도 필요 없고 또 대상포진도 씻은 듯이 나을 수 있다!’고 장담을 하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했는가?” “자네도 생각해보소! 약을 먹으면 혈압이나 당뇨 그리고 대상포진이 씻을 듯이 나을 수 있다는데 그 약을 안 먹겠는가? 특히 대상포진은 한번 통증이 찾아오면 참을 수 없이 아프니 정말 미치겠더라고! 그런데 그 병을 나을 수 있다는데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래서 약을 먹기로 했는가?”
“돈 3백5십만 원이면 씻은 듯이 병이 없어진다는데 주저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그러면 약을 먹은 후 효과가 바로 있던가?” “약을 먹은 처음에는 혈압과 당뇨가 조절이 잘 되는 것 같더라고!” “그러면 병원에서 준 약을 먹지 않고?” “한의사 말은 안 먹어도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그게 바로 문제가 된 거야. 처음 약을 먹었을 때는 그렇게 조절이 잘 되던 혈압과 당뇨가 어느 날부터 걷잡을 수 없이 통제가 안 되는 거야!”
“그랬으면 정말 위험했겠는데!” “그리고 씻은 듯이 없어진다는 대상포진이 또다시 나타나 온 몸을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파오는데 정말 미치겠더라고!” “그러면 빨리 병원에 가 봐야지!” “그래서 급히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고 다시 옛날에 먹던 약 처방을 받아 지어먹었더니 그때서야 정상으로 돌아오더라고!”
“그러니까 약을 끓으려면 미리 자네 단골 의원(醫院)의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하는 건데 그렇지 않으니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그럼 약을 지어준 한의사에게 연락은 해 봤는가?” “연락을 했더니 자기가 처음에 시킨 대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부작용이 생겼다며 오히려 화를 내더라고. 이것 참! 내가 돌팔이한테 속은 것 같아!”/류상진 전 보성우체국 집배원